칼럼 | 운영 효율성은 ‘혁신’의 동의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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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자 마이클 포터는 1996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게재한 “전략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운영 효율성은 전략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설명했다. 전사적 품질 관리, 벤치마킹, 아웃소싱과 같은 관행이 개선을 이끌어낼 수는 있지만, 쉽게 모방될 수 있기에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디지털 및 기술 리더 사이에서도 운영 효율성은 혁신이 아니라는 비슷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경영진은 이런 차이를 인식하고 효율성 향상을 넘어 진정한 비즈니스 모델 재창조 영역으로 나아가기 위해 전담 혁신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혁신이란 무엇인가?

포터는 운영 효율성과 전략적 포지셔닝을 구분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운영 효율성은 유사한 활동을 경쟁사보다 더 잘 수행하는 것이다. 반면 전략적 포지셔닝은 다른 활동을 수행하거나 유사한 활동을 고유한 방식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같은 논리가 혁신에도 적용된다. 아마존(Amazon)이 AI 기반 수요 예측과 경로 최적화를 사용해 배송 시간과 재고 비용을 줄이는 사례를 생각해 보자. 이런 개선은 효율성을 높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페덱스(FedEx)와 UPS와 같은 경쟁사에서도 쉽게 채택할 수 있다.

이제 테슬라(Tesla)의 OTA(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살펴보자. 기존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유지보수, 리콜, 기능 업데이트를 대리점과 서비스 센터에 의존했다. 반면 테슬라는 원격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성능을 개선하며, 새로운 기능을 설치하는 OTA 업데이트로 운영 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이는 단순한 효율성 향상이 아니라 차량 소유의 본질을 변화시켜 자동차를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탈바꿈한 사례다. 기존 자동차 서비스 모델을 최적화하는 대신, 테슬라는 고객이 차량과 상호 작용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재정의했다.

‘간과된 중간 단계’를 통한 혁신

조직이 혁신을 추구할 때, 활동 자체를 재정의하기보다는 기존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느라 아이디어 구상에서 실행으로 바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 접근법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 가능성을 재구상하기보다 동일한 작업을 더 빠르게 수행하는 데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간과된 중간 단계’란 아이디어 구상과 실행 사이에 발생하는 전략적 활동의 집합으로, 단순한 운영 효율성이 아닌 진정 혁신적인 결과를 제공할 가능성을 높이는 단계다. 이런 활동에는 비전 수립, 경험 및 프로세스 재구상, 총체적 기술 아키텍처 정의, 제공 및 변화 관리 계획 수립 등이 포함된다.

이 단계의 마법은 활동 자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개별적으로 보면 어느 것도 새롭지 않으며, 이미 기업이 어떤 형태로든 수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마법은 이런 활동이 실행되는 순서, 엄격함, 그리고 범위에서 비롯된다.

순서: 실행 방식이 중요

먼저 순서를 살펴보자. 많은 기업이 시스템 설계로 혁신을 시작한 다음, 시스템 변경 제안을 기반으로 비전을 수정한다. 그러면 성장하는 고객층이나 채널에 차별화된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장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기회를 간과할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성공을 측정할 방법과 이를 어떻게 기업 성과와 연결할지를 결정하는 비전 수립 과정이 혁신에서 생략된다면, 투자가 어떻게 성과를 이끌었는지 설명할 수 없어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순서가 중요하며, 모든 것은 측정 가능한 비전으로 시작해야 한다.

엄격함: 혁신은 ‘파트 타임’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활동을 엄격하게 실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 포춘 500대 제조업체의 최고 디지털 책임자는 “혁신은 ‘파트 타임’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간과된 중간 단계를 올바르게 수행하려면 전담 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때로는 단순한 역량 부족으로, 때로는 적절한 기술을 갖추지 못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중간 단계를 잘 수행하는 조직은 반복 가능한 플레이북을 수립하고 활동을 실행하기 위해 전담 인력를 배치한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포춘 500대 제조업체는 최근 혁신 부서를 신설하고 전략, 경험, 프로세스 및 기술 아키텍처, 변화 등 주요 혁신 활동을 주도할 15명의 전담 팀을 채용했다.

노력과 의도가 충분하더라도, 아키텍처를 이끌면서 동시에 미래 비전과 경험을 설계하도록 요청받은 기술 책임자는 필연적으로 미흡할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 운영 방식이나 구성원과의 상호작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교차 기능, 교차 사업부 혁신 이니셔티브에는 간과된 중간 단계를 실행하는, 완전한 전담 자원이 필요하다.

범위: 넓은 시야로 운영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범위다. 대규모 조직에서 혁신 노력은 진공 상태로는 성공할 수 없다. 진정한 혁신이라면 여러 사업부와 직무, 다른 혁신 이니셔티브에도 영향을 미쳐야 한다.

오케스트라에 비유해 보자. 오케스트라가 효과적으로 연주되려면, 간과된 중간 단계의 활동을 수행하는 여러 이니셔티브가 따를 ‘음악’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중앙 집중형 혁신 조직이 필요하다. 이는 포트폴리오의 모든 이니셔티브에 대한 경험, 비즈니스 및 기술 아키텍처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을 정의해야 한다. 또한 각 이니셔티브팀과 지속적인 대화를 유지해 가이드라인과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실행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각 이니셔티브의 성과가 서로 겹치지 않고 보완하도록 조율할 수 있다.

이런 역량을 이니셔티브 수준에서 분산할지, 포트폴리오 수준에서 중앙 집중화할지는 일관성, 거버넌스, 속도, 민첩성에 대한 조직 목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조직은 하이브리드 모델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

조직의 속도만 빨라지고 있다면…

혁신 노력이 비즈니스 운영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보다는 운영 효율성 향상에 집중되는 느낌이라면 접근 방식을 재고할 때일 수 있다. 진정한 혁신은 같은 일을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적절한 순서, 엄격함, 범위를 갖춘 전담 혁신 조직은 점진적 개선과 비즈니스 모델의 재창조 사이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 간과된 중간 단계에 집중하고 실행 전에 전략적 활동을 조율함으로써, 조직은 효율성을 넘어 진정한 경쟁 우위 영역으로 확장되는 변화를 이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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