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생성형 AI의 등장은 데이터 조직에 전례 없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데이터 조직들에 두 가지의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첫째, 데이터 조직의 역량이 본격적으로 검증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수년 전만 해도 기업들은 딥러닝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성과라고 생각했지만, 이러한 기술들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공의 기준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 조직은 이제 ‘신기술 도입’이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원’이라는 추상적인 약속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데이터 활용 사례와 이를 통해 창출한 비즈니스 가치를 명확히 입증해야 한다.
변화는 이미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데이터 조직을 보유한 기업들은 경영진의 직관적 판단보다 데이터에 기반한 실험과 검증을 통해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마케팅 영역이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데, 과거 대규모 브랜딩 캠페인과 TV 광고에 예산을 일괄 투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정밀한 효율성 분석을 바탕으로 예산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
2025년에도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은 과감한 투자보다는 비용 최적화에 집중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기여하는 데이터 조직은 기업 내에서 더욱 굳건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반면 단순한 기술 실험에만 머무는 데이터 조직은 그 존립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둘째, 생성형 AI로 새로운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데이터 프로젝트의 성과 수준을 한층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쏘카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이전에는 시도하지 못했던 고객센터 만족도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객이 남긴 별점이나 상담 소요 시간 같은 단순 수치 지표에만 의존해 분석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제는 생성형 AI를 통해 방대한 양의 상담 내역을 일일이 분석하고 있다. 사람이 직접 상담 내역을 검토하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너무 컸던 작업을 챗GPT로 대체하는 것인데, 덕분에 고객의 요구사항과 상담 품질을 더욱 심도 있게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의 배경에는 생성형 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다. 오픈AI의 GPT- 3와 같은 초기 AI 모델은 정확도가 낮아 현장 도입에 한계가 있었으나 올해 출시된 GPT-4o는 뛰어난 논리적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실제 업무에 충분히 투입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챗GPT API 비용이 부담될 수 있으나 인건비에 비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기존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투입되어야만 할 수 있는 업무를 해낼 수 있기에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생성형 AI의 높아진 기술 수준은 인재 채용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에는 팀 규모의 확대를 성공적인 팀 운영의 조건 중 하나로 생각했다면, 생성형 AI를 통해 생산성이 증가하여 오히려 더 적은 인원으로도 효율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팀 규모 확대보다는 어떻게 일하는 새로운 방식의 업무 프로세스를 도입하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경력과는 관계없이 새로운 업무 방식을 생각해 내고 적용할 수 있는 인재들을 더욱 선호하고 있다.
물론 생성형 AI는 아직 완벽하지 않은 기술이다. 기술의 한계와 가능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조직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데이터 조직의 수장이 앞장서서 생성형 AI를 현장에 직접 적용해 보면서 실질적인 활용 범위와 한계를 파악하고, 이 경험을 기반으로 조직의 전반적인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 김상우 쏘카 데이터비즈니스 본부장은 쏘카의 데이터비즈니스본부를 총괄하며, AI 기술과 데이터 활용을 통해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나가고 있다. 국민 커플앱 ‘비트윈’의 공동 창업자로, 쏘카의 VCNC 인수를 계기로 쏘카에 합류하였다.
정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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